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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2017 / Sanghwan A. Lee

주위상(走爲上): 36계 줄행랑

나는 과자를 절제하지 못한다. 내게 있는 가장 약점이다. 입에 들어가면 계속 들어간다. 처음에는 내가 과자를 먹고, 다음에는 과자가 과자를 먹더니, 결국 과자가 나를 먹는다. 년이 넘도록 그래왔다. “ N개만 먹어야지결심하고 열었던 봉지는 이내로 빈봉지가 된다. 덕분에 나를 에워싼 배둘레햄 난공불락의 철옹성이 됐다.

40 넘기 전에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아내의 경고성 조언에 전부터 배둘레햄과 전쟁을 선포했다. 과자를 한동안 입에 대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식료품을 사러 마트에 때마다 과자가 놓여있는 섹션은 유혹으로 다가온다. “잠깐 들렸다 가이소~ 하나만 들고 가이소~ 아주 좋습니더~”라는 환청까지 들린다.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는하나만 사갈까? 이번에는 절제하면 되잖아? 아예 먹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야~’라고 스스로에게 타협을 청한다. 갈팡질팡 과자를 들었다 놨다 하기를 수차례. 결국에헴!”하는 배둘레햄의 헛기침 소리에 과자 봉지를 내려 놓는다. 계산대로 터벅터벅 가는 동안 새우깡, 제크, 에이스, 홈런볼, 다이제스트, 감자깡, 양파깡, 약과, 깐돌이가 나를 부른다. “! 나야, ! 형이 번에 5봉이나 먹었던 !” 그러나 뒤도 안보고 계산대를 향해 질주한다. 식료품 값을 결제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아주 가볍다. 특히 밤에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며 주전부리의 배고픔을 물로 채울 더욱 보람있다. 무엇보다 다음 아침 공복으로 일어날 하늘을 같다. “성공했다!” 외침이 절로 튀어 나온다.

오늘도 마트에 다녀왔다. 역시 과자 섹션은 어느 섹션보다 화려하고 우아했다. 과자들은 여전히 이름을 불렀고, 나는 여전히 시험을 받았다. “며칠 전에 과자를 사지 않았잖아? 그러니 오늘은 괜찮아. ~ 절제하며 먹어봐.”

과자.jpg

-A Random Image-

그러나 나는 안다. 오늘 사가는 과자 봉지들은 오늘 밤에 빈봉지가 되어 있을 것임을. 결국 카트를 들고 달렸다. 과자 섹션에 눈길하나 주지 않고 ~ 하고 달렸다. 김소월의초혼 외우며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의 주인공인것 마냥 귀를 틀어막고 달렸다. 그렇게 유혹을 뿌리쳤다. 주전부리의 배고픔을 물로 달래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주~ 유쾌, 상쾌, 통쾌하다!

손자병법의 패전계(敗戰計) 36계가 있다. 주위상(走爲上)이다. 강한 적과 싸울 때는 도망치는 것도 뛰어난 전략 중에 하나라는 의미이다. 물론 도망만 다니라는 말이 아니다. 일단 퇴각하여 힘을 기른 다시 공격할 기회를 기다리라는 의미다. 백번 맞는 말이다. 예전에 존경하는 전도사님께서 다음과 같은 간증을 들려주셨다. 음란물에 너무 약하시기 때문에 음란한 생각이 들때마다 방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쳐 나가셨단다. 방에 들어와 다시 음란물에 접근하고 싶은 유혹이 들면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물로 머리를 감으셨단다. 그렇게 주위상(走爲上) 반복하고 반복하며 기도한 결과 지금은 음란물로부터 자유하게 되셨다고 한다. 멋진 간증이다.

הַרְחֵ֣ק מֵעָלֶ֣יהָ דַרְכֶּ֑ךָ וְאַל־תִּ֝קְרַ֗ב אֶל־פֶּ֥תַח בֵּיתָֽהּ, 자신을 음녀로부터 멀리하라. 그리고 그녀의 문간에도 얼신 거리지 말라.” ( 5:8)

나도 오늘 주위상(走爲上) 펼쳤다. 한비광처럼 경공술(輕功術)만 발달하는것 같아 속상하지만 이렇게 반복하며 기도하다 보면 탐욕과 무절제의 늪으로 부터 빠져 나올 것임을 믿는다. “과자야 기다려라. 내가 너희를 N개만 먹은 후 봉지의 입구를 틀어막을 날이 것이다.” 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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