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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2016 / Sanghwan A. Lee

질서와 순서

P66는 2세기 후반에 쓰여진 사본으로 비슷한 시기의 사본들과는 다르게 화려하고 수려한 필체로 쓰여있다. 캘리그래피에 관심이 많은 필사자가 쓴 사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엡(Epp)과 피(Fee)에 의하면 P66의 필사자는 “신중하지 않게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P66에는 다른 사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분이 482개나 발견됐고, 실수로 보이는 단어가 432 개나 있으며, 이해할 수 없는 문장도 200 군데나 발견되기 때문이다. 필사자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임무가 정확한 필사라는 점을 감안해 볼때 P66의 필사자는 덜 중요한 일에 관심을 지나치게 쏟느냐 더 중요한 일에 충실하지 못했던듯 싶다.

P66.jpg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P75는 수려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필체로 기록되어 있다. 왈라스(Wallace)의 말처럼 “닭다리 처럼 휘갈겨진” 듯한 필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아주 높은 신중성과 정확성을 갖춘 필사자였다. 같은 라인의 사본들과 비교해 봤을 때 틀린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콜웰(Colwell)의 말처럼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캘리그래피가 아니라 “정확하게 필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었던 것이다. 필사자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임무가 정확한 필사라는 점을 감안해 볼때 P75의 필사자는 좋은 필사자라고 평가될만 하다.

p75.jpg

어거스틴은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의 순서를 바꾸는 순간 질서는 혼돈이 되고, 아름다움은 추악함으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사유는 사본 필사는 물론 교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과 순서를 바꾸는 순간 질서는 혼돈으로, 아름다움은 추악함으로 바뀌게 된다는 말이다.

교회당(οἰκοδομή)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ἐκκλησία)이다. 행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그리고 사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씀이다. 후자만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전자와 후자가 다 중요하다. 그러나 후자가 전자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가 이러한 질서를 망각하고 덜 중요한 것을 더 중요한 것의 위치로 승격 시킬 때, 질서는 혼돈이 되고, 아름다움은 추악함이 되는 것이다.

내 삶의 질서,
내 가정의 질서,
내가 속한 믿음의 공동체의 질서는
 
너무 거창한 것을 바꾸는 것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의 순서를 바르게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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