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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2016 / Sanghwan A. Lee

성경 번역과 오역

“번역된 성경에 있는 많은 문장들이 오역입니다”라고 과감하게 말하는 자들을 종종 만난다. 하지만 그들 주장의 대부분은 셈족 언어와 헬라 언어에 담긴 언어학적 매트릭스가 비교적 다양한 범위의 해석적 유동성을 단어와 문장에 허락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만들진 것들이다. 추측하건대 겨우 초급자를 위해 쓰인 얄팍한 아람어/히브리어나 헬라어 사전이 제시하는 ‘단어에 담겨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의미’나 ‘통사적 구조가 제시하는 가장 대표적인 문법의 의미’만을 유일한 선택사항으로 생각하고 원어를 해석했던 것 같다. 당연히 단순한 해석이 만들어 졌을 것이고, 결국 성서 학자들에 의해 신중히 번역된 성경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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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성경의 많은 저자들도 이런 식의 방법론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신약에 인용된 구약 성경 들을 보면 아람어/히브리어에서 헬라어로 치환되는 과정에서 매트릭스적 변형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명령적 분사형, 형용사를 대신한 한정적 속격, 속격 앞에서 나타나는 관사의 부재 등, 셈족어의 흔적만이 예가 아니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들은 치환된 부분들을 “오류”로 규정하지 않았다. 언어의 한계와 유동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번역의 한계를 알았던 언어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완벽한 번역이란 존재할 수 없고, 번역은 원문의 노예가 아닌 재창조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원작과 번역의 구조적 관계까지 해체하려했던 그의 시도는 기독교 진영에서 거부돼야 하겠지만 위의 표현 만큼은 본글의 문맥 속에서 되새김질 돼야함이 마땅하다.

그것 아는가? 성서 원어를 공부하면 공부할 수록 감사한 부분은 한글 성경이 비교적 정확하게 번역 됐다는 것이다. 물론 헬라어로 옷입은 셈족어가 셈족어 고유의 매트릭스와 차이가 나듯, 성서의 언어들이 한글로 치환 되는 과정에서 매트릭스적 변화를 겪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들을 너무도 단순하고 쉽게 “오류”라고 단정하기 전에 깊은 공부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 번역은 문맥 속에서 이렇게 번역되는 것이 더 옳아 보입니다”는 표현과 “이 번역은 오역입니다”는 표현 사이에 있는 엄청난 격차는 단순, 무식, 교만에 의해 만들어졌을 경우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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