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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2015 / Sanghwan A. Lee

나트륨과 같은 아내

알칼리 금속족 원소는 가장 바깥 껍질에 전자를 하나 갖고 있는 반면 할로겐족 원소는 전자 하나가 부족하다. 그래서 둘은 서로 잘 결합한다. 하나가 남는 알칼리 금속족 원소는 하나가 부족한 할로겐족 원소에게 나누고, 하나가 부족한 할로겐족 원소는 하나가 남는 알칼리 금속족 원소에게 받는 셈이다. 신기한 사실은 둘이 이렇게 주고 받으며 결합한 후에는 새로운 성질의 화합물로 변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할로겐족 원소 중 브로민(Br)이 있다. 이 녀석은 끓는 점이 겨우 59도라서 실온에서 1분도 못 버티고 보라색 증기로 증발해 버린다. 게다가 냄새까지 고약해서 “악취”를 뜻하는 헬라어 브로모스에서 이름이 유래됐을 정도다. 아무도 이런 녀석을 반길 리 없다. 헌데 브로민이 알칼리 금속족인 나트륨(Na)과 만나 결합하면 전혀 다른 성질의 화합물인 브로민화나트륨(NaBr)이 된다. 브로민화나트륨이 어디에 쓰이는지 아는가?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중추신경을 억제해 주는 안정제로 쓰인다. 욱하고 냄새 나는 브로민이 이처럼 좋은 곳에 쓰임 받을 줄 누가 알았으랴? 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나트륨을 만났기 때문이다.

브로민과 나트륨의 만남 속에서 나와 아내의 만남을 본다. 당연히 내가 브로민이고 아내는 나트륨이다. 나의 욱하는 성격은 브로민의 낮은 끓는 점과 흡사하고, 미성숙한 행동에서 풍기는 냄새는 브로민의 악취와 비슷하다. 게다가 나사까지 하나 빠져있는 내 삶은 바깥 껍질에 전자 하나가 부족한 브로민과 유사하다. 반면에 아내는 브로민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나트륨과 같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늘 말없이 채워주는 그녀… 거칠고 모난 나는 아내를 통해 점점 브로민화나트륨화 되면서 새로운 성질의 인격체로 변화되고 있다. 그 결과 고통 속에 있는 영혼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는 영적 안정제로 쓰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이 길을 걷고 있었을까? 아니… 결단코 그럴 수 없었음을 나는 안다. 내가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부족한 내 삶에 풍성한 아내를 보내주사 그녀로 하여금 나누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녀의 끝없는 헌신과 나눔 때문에 나는 복된 이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보, 해주는게 없어서 미안해요” 말하는 그녀… 이 말을 들을 때 마다 가슴이 저며온다. 바보… 내 마음도 모르면서… 언젠가 아내가 지쳐 무엇인가 부족하게 될 때, 그 때는 내가 나트륨이 되어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남김없이 채워주리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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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유경아…
고맙고, 미안하다. 그리고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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