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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2014 / Sanghwan A. Lee

촛불 아래에서 기다린 메시아

이사야 52:13-54:4가 담겨있는 사해사본을 보다가 특이한 부분을 발견했다. 1/3의 오른쪽 끝부분에 보이는 점같은 부분이다.[1]

사해사본

<사해사본, 이사야 52:13-54:4>

이것이 무엇일까? 제법 많은 자료를 뒤져봐도 찾을 수 없었다. 사해사본을 맛소라 사본이나 LXX와 대조 비교하는 연구는 꽃이 폈는데 외형적 연구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나보다. 학계에서는 그리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궁금증을 떨쳐버릴 수 없어 여러 궁리를 하다가 사진을 확대해서 봤다.

Slide1

어디서 많이 본 흔적이었다. 어디서 봤더라. 아…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얼마 전 Daniel B. Wallace가 재미있는 글을 썼다. 신약시대의 사본을 통하여 그 사본을 소유하고 있던 공동체가 가장 좋아했던 구절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촛농이다. 햇볕을 피해 비교적 어두운 곳에다가 사본을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어두워도 초를 밝히지 않고서는 사본을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실수로 촛농을 떨어뜨리기가 수차례… 자연스럽게 촛농이 가장 많이 떨어진 부분이 가장 많이 읽혔던 부분이라는 말이 된다.

코덱스 61

<촛농이 떨어져 있는 코덱스 61>

사해사본을 확대해서 보는 순간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사해사본을 봤다. 예전에 봤던 코덱스 61번에 떨어져 있던 촛농 자국들과 아주 흡사했다.[2]

번짐

보다시피 ומעונה에 있는 ה와 שלומנו에 있는 ל, 그리고 פנינו에 있는 ינו부분이 살짝 번져 있었다. 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양피지에 떨어진 촛농이 급하게 굳으면서 많은 번짐을 만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첫 번째 궁금증은 이렇게 해결됐다. 두 번째 궁금증은 저 구절이 어떤 구절인가 하는 것이었다. 사전의 도움과 맛소라 사본과 대조하며 천천히 의역을 해봤다.

והואה מחולל מפשעינו

그러나 그는 우리의 허물들로 인하여 상처를 받았다

ומדוכא מעוונותינו

그리고 우리의 죄악들로 인하여 깨어짐을 당했다

ומוסר שלומנו עליו

그리고 우리를 온전케한 징계는 그의 위에 놓였다

ובחבורתיו נרפא לנו

그리고 그의 멍들로 인해 우리가 고침을 받았다

그렇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예언한 슬프도록 아름다운 구절, 이사야 53:5이었다. 어쩌면 사해사본을 소유하고 있었던 쿰란공동체들은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은은히 드리워진 촛불 아래 오손도손 모여 천사들도 더 알기 원하는 복음을 담고 있는 이 구절을 곰곰히 묵상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만난 그리스도 예수, 그러나 그들에게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꿈의 메시아를 고대하며 말이다.

가슴이 뭉클해 지는 밤이다.

[1] 사본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여러종류의 자국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의 형태로 나타나는 점들은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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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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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렙돈 / 12월 1 2014 1:43 오전

    멋집니다~~

    Liked by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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